어떻게 키울까? | 육아에 대한 생각
어떻게 키울까?
별달리 아쉬울 것 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일, 공부, 등 해 가며 살다가 적지 않은 나이에 인생계획에 없던 결혼을 하고, 임신과 출산을 했다. 임신과 출산은 자연과 의료의 힘을 믿고 빌릴 수 있었지만, 육아는 좀 다른 것 같다. 육아라는 세상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인생 경험과 공부를 동원해 육아를 하고 여전히 고민 중이다.
아이를 키우는 내내 두 가지 질문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잘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키울 것인가?
잘하고 못하고는 평가의 영역이라 두고 볼 일이겠지만, 어떻게 키울 것인지는 끊임없는 공부와 고민의 영역인 것 같다.
X세대가 alpha 세대의 엄마가 되었다.
경력과 경험을 쌓으며 정서적,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시기에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내 아이는 내 동갑 친구의 막내와 띠동갑 차이가 나고, 아이 친구의 엄마와 내 나이차이가 15살 차이가 나기도 한다.
엄마인 나는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시대에 셋째 딸로 태어난 X세대이고, 아이는 합계 출산율*이 1 이하로 떨어진 후에 태어난 알파세대**이다. 알파세대는 시대적 특성으로 '에잇 포켓(eight pockets)***이나 '골드 키즈(gold kids)****’라는 단어로 불리기도 한다.
* 합계 출산율(total fertility rate, TFR) : 가임 여성(15~49세)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
** 알파세대 (Generation Alpha) :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에 태어난 2010년 이후 태어난 세대
*** 에잇 포켓(eight pockets) : 한 가정 내에 부모·양가 조부모·삼촌·이모 등 8명이 한 아이에게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는 뜻을 담은 용어
**** 골드 키즈(gold kids) : 아이가 황금처럼 귀하기 때문에 붙은 별명
폐업하는 어린이집이 급격하게 늘었다.
출산율에 대해 방송에서 이야기하기 전에 체감한 것은 줄어드는 어린이집이었다. 아이를 낳았을 때만 해도 집 근처에 아이를 맡길 곳이 12군데가 있었다. 막상 아이를 맡기고 출근을 준비하던 시절 집과 가까운 어린이 집 4곳이 사라졌다. 그때 살던 동네가 hot 해져서 그런가 생각했었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사람들 보다는 먹고 즐기는 곳으로 바뀌는 분위기의 동네였던 터라 그런가 싶었는데, 비단 그곳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어린이집 숫자는 줄었지만, 대기는 줄었다.
아이를 맡겨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폐업은 늘었지만, 대기는 줄었다. 친구들이 아이를 맡기지 못해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거나, 유치원을 보내기 위해 추첨의 기회를 높이기 위해 온 가족이 출동해 대기하던 것과 달리 인터넷으로 대기 신청을 걸고 연락이 온 곳 중 선택해서 보낼 수 있었다.
X세대의 올드 육아
내 육아의 가치관은 부모세대인 산업화 세대의 가치관을 이어받았다. 임신과 출산과정에서도 자연주의를 따르려고 노력했고, 육아 역시 포대기 육아를 표방했다. 나의 20~30대의 지원에 비해 정책 지원이나 혜택은 많아졌다지만, 나는 나의 아이를 내가 키우고 싶었다. 적어도 10살까지는 엄마 육아를 하고 싶었다. 엄마가 처음이라는 표현이 마치 핑계로 쓰이는 것 같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있는 그대로의 사실로만 보면 처음인 것은 사실인지라 모르는 것도 많고 익숙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육아 7년차, 여전히 모르는 게 많고 선택할 것도 많고, 그래서 고민도 많다.
카테고리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서는 그동안의 고민과 선택들을 정리하고, 앞으로 일어난 일들도 같이 정리해 보려고 한다. 세상 어딘가에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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