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성장을 돕는 다양한 경험: 수영대회를 통한 깨달음

깨달음을 재확인한 두 번째 수영대회

아이들이 대회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두 가지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있다.

엄마가 생각하는 것과 아이가 마주하는 세상은 다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좋은 경험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이라는 것이다.

대회 전날의 걱정과 불안

최근 또 하나의 수영대회가 열렸다.

집 근처에서 열린 대회라 아는 집 아이도 함께 참여했다. 대회 전 아이 엄마와의 대화에서 대회를 통해 아이의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즐겁게 이야기했지만, 대회 전날 밤 걱정 가득한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대회에 대해 별다른 생각 없이 가족 여행에서 돌아와 대회 대진표를 확인해 보니 예상치 못한 종목이 추가되어 있었다며, 전혀 연습도 못 해서 아이가 실망할 것 같아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 준비도 처음부터 내가 참여했던 터라 헬퍼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알려주고,  신청하신 선생님의 의중이 분명 있을 테니 지나치게 걱정하지는 말라고 다독이고 통화를 끝냈다. 

 

그런데 통화가 끝난 후에도 문자가 왔다.

"준비가 안 되었는데 괜히 대회 갔다가 실망하고 상처받으면 어쩌죠?"라는 내용이었다.

그 문자를 보며 미소가 지어졌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엄마의 걱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이렇게 답장했다.

"걱정은 엄마의 몫이지만, 아이는 대회를 즐길 거예요. 대회라기보다는 하나의 이벤트로 생각할 거예요." 두고 봐요~ :)

인사이드 아웃 1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좋은 경험 보다 다양한 경험" 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태도는 부모와 다르다

대회 당일, 걱정 가득했던 그 엄마를 만났다. 나를 보고 웃으며 아이의 또 다른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 아이는 한 번도 출발대에서 출발해본 적이 없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앞선 형들의 경기를 보며 자신도 출발대에서 뛰어내리기를 원했고 결국 시도했다며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다. 

 

(적어도 취학 전)아이들은 대회에서 자신의 순위에 큰 관심이 없다.

아이들은 모두 자신이 1등이라고 생각한다. 순위와 시간에 신경 쓰는 것은 부모들뿐이고, 그로 인해 아이가 상처받을까 걱정하는 것도 부모의 몫일뿐이다.

경기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주는 교훈

나는 이번에도 대회 참여 준비를 맡아서 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 하나하나가 눈에 더 들어왔다.

이번에는 출발대에 서서 춤을 추는 아이도 있었고,  또 어떤 아이는 출발 대에서  경기 도중 레인 줄을 잡고 멈춰 서서 진행 선생님이 데리고 나오는 일도 있었다.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보는 부모는 춤추면 안 된다고 제지당해서, 혹은 중도에 멈췄기 떄문에 아이가 실망하고 다음 경기를 못 할 수도 있다고 부모들은 걱정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신경쓰지 않는다. 첫 경기에서 중간에 선생님과 나온 아이도 두 번째 경기에서는 끝까지 완주했다.

또 다른 아이는 지난번 경기에서 중도 포기했지만 이번에는 10초 더 걸렸어도 완주를 했다.  더뎌도 끝까지 가는 아이의 경기를 보며 관중들은 모두 한 마음으로 힘내라고 소리치며 응원했고, 경기를 마쳤을 때 모두 박수를 쳐주었다. 이 장면을 보며 나도 눈물이 났다.

부모 마음은 다 같다. 물론 멋지게 수영하며 1등으로 들어오는 아이들의 모습도 감탄스럽지만, 진정한 감동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내는 모습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경험이 아닌 다양한 경험

그래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좋은 경험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이다. 엄마의 걱정은 기우일 뿐, 아이들은 자신들의 이벤트를 즐긴다. 

아이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기회 제공

부모가 겪은 아픔을 아이가 피하도록 하면, 아이는 성장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대나무는 마디를 통해 곧고 길게 자란다. 마디가 생기는 시기는 성장이 멈추는 시기지만, 이는 더 큰 성장을 위한 준비다. 아이들도 힘들고 아픈 경험을 통해 더욱 크게 자랄 것이다. 부모가 할 일은 문제를 회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단단한 마디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