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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독서 시간

Manigist J 2026.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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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읽는 책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지은이 : 노부미,
옮긴이 : 이기웅,
출판사 : 길벗어린이

 

독서 모임에서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책이다.

요즘 유튜브에서는 이 책으로 T와 F를 구분하는 영상이 꽤 많다고 했다. 대학생, 중학생 아들 둘을 키운 지인은 "책이 궁금해서 빌렸는데 반납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잠시 읽어보라고 건네주었다.

인기가 많은 책이라 다시 빌리기 쉽지 않을 것 같아,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 대신 반납해 주기로 했다.

혼자 읽을 때는 울지 않았던 아이

책을 가져온 날, 아이는 낯선 그림책을 발견하자마자 읽겠다고 가져갔다.

나는 저녁을 준비하면서 멀리서 아이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입술을 삐죽거리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었지만, 결국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역시 우리 아이는 T인가 보다' 싶었다.

책을 덮은 아이는 별다른 말 없이 일상으로 돌아갔다.

반려견 이야기로 시작된 죽음에 대한 대화

다음 날 하교 길.

우리는 함께 사는 반려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식탐이 많은 강아지들은 나이가 들면서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고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득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어쩌면 여름이가 우리와 아주 오래 함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해."

하지만 바로 이어서 말했다.

"그래서 더 사랑하려고 해. 더 많이 웃고, 덜 싸우려고 해. 언젠가 이별이 올 걸 아니까 지금의 시간이 더 소중하거든."

사실 이런 마음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언젠가 모두 헤어지게 된다는 사실을 알기에 오늘을 더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말을 듣던 아이는 갑자기 울먹이며 말했다.

"여름이가 죽으면 너무 보고 싶어서 나도 죽을 것 같아."

아직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경험해 보지 못한 아이에게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감정이었다.

그래서 내가 어릴 적 키우던 강아지 '바둑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바둑이를 떠나보냈지만, 지금도 "바둑이"와 있었던 일들과 모습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마 여름이가 먼저 떠나는 날이 오더라도 우리는 함께했던 행복한 기억들을 이야기하며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하루하루를 좋은 기억으로 채워가는 일이라고.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독서록을 쓰다 터져 나온 눈물

집에 돌아온 아이는 독서록 숙제 책으로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를 골랐다.

책을 다시 천천히 읽고 그림을 살펴보던 아이가 갑자기 엉엉 울면서 나를 찾아왔다.

독서록 그림을 그리다가 처음 읽을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장면을 발견했는데, 그 그림이 너무 마음 아팠다는 것이다.

어떤 장면이냐고 물으니 표지 그림을 가리켰다.

"엄마는 떠나지 마.~"

"나는 혼자서 다 할 수가 없어.~"

눈물이 터진 아이가 귀여워, 아이를 꼭 안아주며 등을 토닥여 주었다.

그리고 문득 웃음이 났다. 

T든 F든, 결국 아이는 아이구나.


그림책이 건네준 삶의 질문

책을 빌려준 지인이 나를 두고  "자긴 울지 않을 것 같아"라고 말했었다.

실제로 책을 읽으며 눈물은 한 방울도 나지 않았다.

나는 평소에도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언제 죽어도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고 싶고, 후회 없는 관계를 만들고 싶다. 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언젠가 아이 곁에 내가 없더라도 그것은 아이의 삶이고 아이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날이 언제일지 모르기에 오늘을 더 사랑하며 살아가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슬픔보다도 현재를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물론 나는 책 속 엄마처럼 덜렁대는 편도 아니다 ㅋ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독서 시간

짧은 그림책 한 권이었지만 아이와 죽음, 사랑,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자세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아이를 키우며 함께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내가 어릴 때는 없었던 좋은 어린이책들을 어른이 되어 읽는 즐거움도 크다.

올해 우리 집에는 작은 프로젝트가 하나 있다.

'독서록 100개 작성하기.'

100권만 읽겠다는 뜻은 아니다. 

100권 이상 읽더라도, 최소 100권은 기록으로 남겨보자는 목표다.

덕분에 아이는 더 깊게 읽고, 나는 아이의 책을 더 많이 읽게 되었다.

그리고 때때로 그림책 한 권이 어른인 나에게도 삶에 대한 질문을 던져 준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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